현지 시간 1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개최된 제75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이 남여주연상, 감독상, 작가상 등 8개 부문에서 수상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영화 성난 사람들은 지난 7일 개최된 골든글러브에서도 3관왕을 차지하였는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화제작을 만든 이성진 감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성난 사람들' 만든 이성진 감독은 누구?
이성진 감독은 올해 42세로 생후 9개월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다시 한국에 돌아와 초등학교 3~5학년을 보내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의 영어 이름은 '소니'인데, 영어 이름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학교에서 자신의 한국 이름을 제대로 부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 이름이 잘못 발음될 때마다 어린 마음에 부끄러웠다고 합니다. 그렇게 성인이 된 이후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내에서 히트를 치고, 미국인들이 봉.준.호.라는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이성진 감독 본인도 자기 이름을 알리고 싶어 한국이름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08년 케이블채널 FXX의 드라마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의 각본가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성난 사람들'의 제작 비화
넷플릭스 영화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자 않은 도급업자와 삶이 만족스럽지 못한 사업가가 어느 날 운전 중 시비가 붙게 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그린 블랙 코미디로, 내면의 어두운 분노를 자극하는 갈등이 촉발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영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이성진 감독 본인의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요. 운전 중 신호가 바뀐 걸 모르고 있던 감독을 향해 뒤에 있던 BMW 차량의 백인 운전자가 사정없이 경적을 울리고 소리를 지르면서 난폭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본인 또한 그 차량을 따라잡기 위해 추격을 펼치게 된 경험이 시나리오의 영감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성진 감독은 지난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자신에게 영감을 준 당시 BMW 운전자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해 웃음을 일으켰습니다.
3. 제 75회 에미상, 그리고 '성난 사람들'
이번 에미상은 말 그대로 영화 '성난 사람들'이 주인공이었습니다. 극 중 두 주인공인 스티븐 연(대니 조 역)과 엘리 웡(에이비 라우 역)이 모두 미니시리즈 TV영화 부문 남녀 주연상을 거머쥐었고, 이성진 감독 본인은 각본상, 감독상 및 작품상까지 홀로 3관왕을 차지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캐스팅상, 의상상, 편집상까지 모두 8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