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중올플을 이용하여 소피텔 상하이 노스 번드(북 와이탄)를 50% 할인받아 예약한 내용을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그렇게 예약한 소피텔 상하이 노스 번드의 실제 이용 후기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5성급 호텔다운 훌륭함이었다."입니다. 그럼 아래에 자세한 내용을 적어볼게요.
이번에 방문한 소피텔 상하이 노스 번드는 상하이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많은 아코르 계열 호텔 중 가장 신상인 호텔입니다. 지난 5월에 공식적으로 오픈하여 실질적인 운영 기간이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위치는 상하이의 중심지인 와이탄에서 도보로 25~30분 이내 북 와이탄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중심가의 번화함과는 거리가 멀게 상당히 조용하고 주변에 이렇다 할 관광지나 맛집은 찾기 어려운 애매한 위치였습니다.
대신 지리적 단점을 충분히 극복할만한 장점들이 존재하는 호텔임에는 분명했습니다. 우선 직원들의 고객응대가 매우 친절했고,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중국에서 그나마 영어로 소통하기 가장 수월했던 공간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소피텔 상하이 노스 번드(북와이탄)는 상하이 시내를 관통하는 황푸강의 북쪽 지역인 북와이탄 지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황푸강으로 이어지는 여럿 샛강 중 하나인 홍코우강 바로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호텔은 과거 4성급 호텔이었던 "그린랜드 주룽 호텔"을 리모델링하여 새로 소피텔의 이름을 달고 새로 오픈하였습니다.
1. 로비
호텔 정문을 통해 입구로 들어오면 로비 공간은 크지는 않지만, 소피텔 특유의 코지한 프렌치 감성이 느껴지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시선을 끕니다. 체크인을 위한 리셉션 공간은 로비층인 1층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리셉션 공간에는 별도로 앉을 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바로 옆 로비에 작은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대기하며 쉴 수 있습니다.
전날 이용했던 풀만 상하이 스카이웨이 호텔은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직원들이 많지 않아, 아는 중국어라고는 "쎼쎼", "짜이찌엔" 밖에 없는 저로서는 호텔 이용에 답답한 부분이 적지 않았는데요, 이곳 소피텔 상하이 노스 번드는 대체적으로 직원들이 영어 소통에 무리가 없어 보였습니다. 당연히 리셉션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셨고, 영어로 대화가 잘 이루어져서 중올플 쿠폰으로 자잘한 대화가 오고 갔지만 별다른 불편사항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5성급 호텔이라고 다시 한 번 느낀 게, 택시에서 내리면서부터 제가 배정받은 방에 들어갈 때까지 제가 손수 짐을 들거나 문을 열었던 순간이 없었습니다. 택시문도 열어주시고, 짐도 꺼내서 리셉션까지 가져다주시고, 체크인이 끝나면 방까지 직접 에스코트해 주시고 방안의 구조나 비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도 해주셔서, 오랜만에 찐 5성급 호텔의 서비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팁을 드리고 싶을 정도였지만, 요즘 알리페이로 종이화폐가 한 장도 없으니 팁도 못 드렸네요..)
2. 객실
저는 기본룸인 슈페리어룸을 예약했지만, 아코르플러스 골드 등급이어서 업그레이드를 받아 럭셔리 클럽룸을 받았습니다. 다른 룸을 비교해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슈페리어룸과 럭셔리 클럽룸의 차이는 층수인 것 같았어요.
아코르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는 내용을 보면, 소피텔 상하이 노스 번드에는 총 3가지 타입의 일반 객실과 3가지 타입의 스위트룸이 있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중 스위트 객실은 차치하고, 일반 객실은 방크기는 모두 대동소이하고 층수만 차이가 있더라고요. 슈페리어룸은 8~21층 / 럭셔리룸은 10~21층 / 럭셔리 클럽룸은 22~28층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저는 27층을 배정받았으니 럭셔리 클럽룸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신 모양이에요. 감솨~
럭셔리 클럽룸의 객실 모습입니다. 바닥은 카펫이 아닌 마루로 되어있는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또한 킹사이즈 베드는 매우 넓고 침구 또한 깨끗하고 폭신했어요. 잠깐 낮잠을 잤는데 편하게 꿀잠 잘 수 있었습니다.
침대 양 옆에는 콘센트 및 조명 컨트롤러가 있었고, 휴대폰 충전선도 함께 준비되어 있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객실에는 65인치 벽걸이 TV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리모컨을 보니 삼성 제품이었네요. 온도 조절기는 전자식으로 깔끔하게 설치되어 미관을 해치지 않았고, 에어컨 소음도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온습도 조절이 잘 되어 있어서 룸은 매우 쾌적한 환경이었습니다. 혹시나 리모델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새집냄새 심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눈도 하나도 안 따가웠고 새집 냄새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침대 옆 창가 쪽에는 2인용 소파와 식탁으로 쓸 수 있는 작은 테이블, 의자 한 개가 놓여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세 가지 종류의 압축티(Tea Bag X)와 다기세트가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차 종류는 잘 모르는 것이기도 했고 차 우리기가 귀찮기도 해서 이용은 안 했는데, 이름과 얼굴까지 내걸고 광고하는 차인 걸 보면 퀄리티 높은 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기세트는 너무 앙증맞고 예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면 사 오고 싶었습니다.
소파 맞은편으로는 무료생수 2병과 드립백 커피가 예쁜 상자 안에 준비되어 있었고, 유료 주류, 스낵, 미니바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저희는 이용을 안 했습니다.
침실 옆 유리 파티션 너머로는 욕실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파티션은 슬라이딩 도어로 저 유리문을 닫으면 침실과 욕실이 완벽하게 분리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불투명 유리라고 해도 욕실에서는 실루엣이 다 드러날 것 같아 보이고, 반대편 현관문을 열자마자 욕조가 노출되는 구조라 탕목욕을 즐기는 사람은 상당히 불안한 마음으로 씻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욕조 바로 옆에 세면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비누, 칫솔, 면도기가 함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세면대 공간이 크진 않았지만, 거울에는 조명도 들어와서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더라고요.
세면대 옆으로는 별도의 샤워실이 있습니다. 샤워실 공간은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답답할만한 사이즈는 아니었고요, 하얀색 테라조 타일과 골드 샤워기가 럭셔리를 한 스푼 더 채워주는 인테리어였다고 생각합니다. 욕실 어메니티는 다회용 랑방 제품으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객실에 따로 바디로션이 없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화장실은 입구 쪽에 별도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이곳도 흰색과 보라색 타일의 사용 및 골드 액세서리를 곳곳에 비치하여 고급지면서도 프라이빗한 공간 연출이 좋았습니다. 또한 비데가 설치되어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욕실 맞은편으로는 옷장과 짐칸이 붙박이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 머물렀던 풀만 호텔은 스위트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짐칸이 따로 없고 이동식 받침대만 있어서 캐리어에서 물건 꺼내기가 불편했는데, 여기는 큰 가방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았어요. 사진 상 제 짐가방 밑에는 금고과 슬리퍼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객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자동으로 암막 커튼이 열리는데, 신기하면서도 좋았습니다. 여기 창문은 통창인데, 거의 벽 한쪽이 다 유리 통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개방감은 엄청 좋았어요. 근데, 워낙 고층이다 보니 가까이 가서 사진 찍는데 후덜덜 하더라고요..
주변 경관은 화려할 것 없는 도시뷰입니다. 아파트와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 있고, 발아래로 홍커우강이 흐르는 게 다 보여요. 이곳이 북 와이탄 지역이다 보니 혹시 동방명주가 보일까 궁금했었는데, 결론은 아래 사진에서 확인하시죠.
짜잔! 동방명주, 와이탄이 보이긴 보입니다.ㅎㅎ 하지만 동방명주탑은 통창에 매미처럼 매달려서 봐야 겨우 끝에 걸리는 정도이고요, 와이탄은 건물들 사이에 빼꼼뷰네요.^^; 그래도 객실에서 두 랜드마크를 모두 볼 수 있다!ㅎㅎ 참고하세요.
3. 라운지 (에프터눈티 & 해피아워)
저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아코르 플러스 골드 등급입니다. 라운지 액세스가 가능한 멤버십 등급은 플래티넘 이상부터인데, 저는 이번에 중올플을 구매하며 받은 라운지 입장권 2매를 이곳에서 사용하여 라운지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라운지 입장권은 체크인할 때 직원분께 쿠폰 보여드리면 알아서 등록해 주십니다.
라운지는 1층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코르 멤버(실버 이상)를 위한 웰컴드링크도 사용할 수 있고, 에프터눈티와 해피아워도 모두 이곳에서 이용합니다.
라운지도 역시나 프렌치 감성 가득한 인테리어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라운지 옆에 있는 공용 화장실도 프렌치프렌치.. (여기도 사진 잘 나와요.ㅎㅎ)
저희를 응대해 주신 세상 힙한 여직원분은 한국식 상냥함은 아니었지만 매우 친절하셨고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도 문제없었습니다. 웰컴드링크는 간단한 주류, 탄산, 차 등을 한 잔씩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에프터눈티는 여러 가지 차 종류가 있었지만 저희는 진저민트티와 로즈민트티를 각각 주문했습니다.
저희가 웰컴드링크 쿠폰도 있었고 에프터눈티도 이용하고 싶다고 했는데, 에프터눈티만 준비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읭? 했는데, 곧 이해가 됐습니다.
에프터눈티는 쿠키와 함께 주문한 티가 각각 큰 팟에 우려 져서 나옵니다. 근데 이 팟이 얼마나 큰지 용량이 못해도 750㎖는 되어 보였어요. 이렇게 티를 두 가지로 주문하니 차만 1.5ℓ는 되는 듯했어요.;; 이 상태인데 웰컴드링크까지는 너무 무리인 거죠.ㅋㅋ 결국 가져다 주신 차는 반도 못 마시고 나왔네요.
쿠키는 참깨쿠키였는데 희한하게 후추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독특한 쿠키였습니다. 제가 시킨 진저민트티에 저 쿠키까지 먹으면 혀가 잠시 마비가 온답니다.^^;
마지막으로 해피아워 때도 이용을 해 보았는데, 와인 등 간단한 주류와 몇 가지 과일 및 간단한 핑거푸드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간혹 어느 호텔의 해피아워는 핫푸드도 제공되어 식사대용이 될 만큼 메뉴가 풍성한 곳도 있는데, 여기는 주류에 곁들이는 안주용 정도의 음식만 있더라고요. 하지만 준비된 음식들 모두 재료도 신선했고 맛도 훌륭했습니다.
소피텔의 핵심은 조식당인 밀레짐이라고들 하는데, 아쉽게도 저는 이번에 무료조식을 이용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인 당일 귀국을 해야 해서 다음날 조식을 이용해 보지 못했네요. 제가 다음에 상해를 또 방문하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지만, 만약 다시 상해를 간다면 호텔 재방문의사가 100%입니다. 그때는 꼭 조식도 먹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