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 여행] 싱가포르 항공 이용기 2 : 인천-싱가포르 이코노미(SQ601, B787-10), 싱가포르-멜버른 프리미엄 이코노미(SQ237, B777-300ER) 비교

크리스플라이어 엘리트 골드 등급으로 인천공항 내 실버크리스 라운지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이제 비행기를 탑승하러 가보겠습니다. 크리스플라이어 엘리트 등급은 우선 탑승 권한이 있어 비록 이코노미 좌석표였지만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객과 함께 우선 탑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1. 인천-싱가포르 이코노미 이용 후기 (SQ601, B787-10)

1.1. 좌석 정보

싱가포르 항공 인천-싱가포르 구간(B787-10) 이코노미 좌석은 2-3-2 배열이었습니다. 대략 6시간의 비행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저는 복도좌석을 선택했는데, 아무래도 양옆에 건장한 남자가 앉아버리니 착석 내내 자리가 좁다는 느낌은 들더군요. 하지만 LCC 항공 좌석만큼 비좁은 편은 아니었고, 적당히 쾌적한 이코노미석 수준이었습니다.

좌석 앞쪽으로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식판, 컵홀더가 있고, 항공 전용 이어폰잭과 USB 충전 단자 및 독서등, 직원호출 버튼이 있습니다. 모니터는 터치감 우수했고, 기내 엔터테인먼트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6시간 정도 비행에 충분한 양의 영화들이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인천-싱가포르 구간은 한국어 지원도 되고, 한국 영화도 10여 편 마련되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외에도 다량의 할리우드 영화 및 디즈니 만화영화도 많았고, 아시아 구간이라 그런지 중국, 일본, 인도 영화도 있었던 것 같은데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네요.

싱가포르 항공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인데요, 유상구매 후 사용하셔도 되지만 싱가포르 항공 멤버십(무료)에 가입하면 무제한 무료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 항공 탑승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탑승 전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몇몇 분들은 유튜브 시청도 하셨다는데, 저는 중간에 너무 멈추더라고요. 그래도 포털 검색이나 카톡은 무난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 위에서 하는 카톡도 제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답니다.^^

1.2. 기내식

아무래도 외항사이다보니 기내식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라운지에서 많이 먹기도 했고 원래 비행기에서는 소화도 잘 되지 않아 기내식을 많이 먹기 어려운데, 음... 생각보다는 훌륭한 기내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떡갈비와 밥을 메인으로 시켰고, 남편은 매운 닭볶음(?) 요리를 시켰는데, 둘 다 무난하게 맛있었던 것 같아요. 함께 나온 닭고기 샐러드와 모닝빵도 맛있었네요.

이미 기내식으로도 배가 터질 지경이었는데, 읭...?? 싱가포르 항공은 이코노미석도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줍니다. 그것도 붕어싸만코를요.ㅎㅎ 근데 승무원들이 너무 바쁘셔서 남편 아이스크림은 자체 스킵을..ㅋㅋ 이 때는 저희 둘 다 배가 많이 찬 상태였어서 아이스크림은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답니다.

1.3. 특별 이벤트

사실 싱가포르 항공에서는 일부 승객들에게 특별히 제공되는 깜짝 이벤트가 있는데요, 생일, 허니문,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케이크를 제공해주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이 이벤트는 항공사에서 알아서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이벤트를 받고 싶은 사람이 사전에 항공사 측에 미리 요청을 하면 항공사 측에서 승인 여부를 회신해 줍니다.

저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남편 몰래 사전에 신청을 했고, 비행기가 대만과 베트남 인근 어디쯤을 날아가고 있을 때 갑자기 승무원들께서 찾아와 정성어린 손편지와 함께 '케이크 + 싱가포르 슬링'을 가져다주셨어요.

사실 미리 요청한 저도 까먹어 버려서 완전 무방비 상태였는데, 저희 부부에게 진정 서프라이즈가 되었습니다.^^ 근데 제 배는 어쩌죠?? 점점 돼지의 길목으로 들어서 버리네요.ㅋㅋ

2. 싱가포르-멜버른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이용 후기 (SQ237, B777-300ER)

2.1. 좌석 정보

기분 좋은 싱가포르 항공 첫 탑승을 뒤로하고 싱가포르에 도착 후 2시간 만에 또다시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미 시간은 자정을 향해가고 몸은 피곤으로 지친 상태였지만, 그래도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기대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내에 들어갔습니다. 싱가포르 항공은 일부 구간에서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 클래스 이외에 소량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는 싱가포르-멜버른 구간을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발권하였는데, 일단 좌석이 넓고 쾌적하며 제공되는 서비스들도 약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탄 SQ237(B777-300ER)은 프리미엄 이코노미가 2-4-2 배열이고 총 24석이 마련되어 있어 안락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싱가포르 항공 이코노미 좌석도 제 기준에는 비좁지 않은데,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확실히 넓고 편안했습니다. 이번에 복도석에 앉았지만, 옆사람과 부딪히거나 방해받을 일이 거의 없었네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의 특징으로는 바로 리클라이닝 시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좌석 자체의 크기도 이코노미에 비해 넓고 등받이도 더 많이 저쳐지지만, 발받침이 올라오는 리클라이닝 기능은 중장거리 비행에서 훨씬 쾌적한 비행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확실히 다리가 덜 붓더라고요. 요즘 비즈니스석처럼 풀플랫은 안되지만, 이렇게 몸을 펴고 간다는 게 정말 피로도를 낮춰주는 것 같았습니다.

등받이 쪽에는 개별 독서등과 USB 충전 단자, 그리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전용 헤드셋 단자가 세팅되어 있습니다. 이것 또한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데, 바로 보스 노이즈캔슬링 헤드셋이 제공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헤드셋을 비행 내내 끼고 꿀잠을 잤습니다. 확실히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어서 그런가 주변 소음이 상당히 경감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나 귀국 편에서는 저희 뒤쪽에서 어린 아기가 비행 내내 자지러지게 울었는데, 이 헤드셋 덕분인지 크게 괴로움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싱가포르 항공은 비행시간이 7시간 이상일 경우 승객이 요청하면 어메니티를 제공해 주는데요, 저도 승무원께 부탁드려 어메니티를 받았습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에서 제공되는 어메니티는 슬리퍼, 안대, 립밤이 전부로 매우 소소했지만 그래도 안대와 립밤은 비행하는 동안 유용하게 잘 사용하였습니다.

2.2. 기내식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별도의 기내식을 제공받을 수 있는데요, 원래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신청할 수 있는 사전 기내식인 북더쿡(Book the Cook)을 프리미엄 이코노미에서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북더쿡 서비스는 싱가포르 항공이 자랑하는 사전 기내식 서비스로, 국제요리자문단 셰프들이 엄선한 메뉴를 코스 형식으로 제공하는 기내 서비스입니다.

물론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북더쿡은 상위 클래스만큼의 퀄리티는 아니었지만, 가장 좋았던 건 일단 제공되는 식기가 모두 사기그릇이라는 것입니다. 또 트레이 위에 테이블보도 깔려있어 훨씬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북더쿡 메뉴 중 '사태와 나시고랭' 메뉴를 신청했는데, 맛은... 음... (기내식은 맛있으려고 먹는 건 아니잖아요? 걍 생존용이죠..ㅋ)

사실 싱가포르-멜버른 구간은 어디에서도 한국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내식에서 한국적 정서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저는 함께 나온 빵과 요거트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싱가포르-멜버른 구간은 두 번의 기내식이 제공되는데, 일단 밤비행이어서 밥보다는 잠이 더 급했던지라 저는 한 번의 기내식만 먹었고 나머지 시간에는 잠을 더 잤습니다. 승무원분들도 굳이 깨워서 먹이지는 않더군요.

잘 먹고(?), 잘 자고 눈을 뜨니 어느덧 호주 상공을 날고 있었습니다. 인천에서부터 참으로 긴 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경유 비행치고는 많이 힘들지 않았던 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 인천-싱가포르 구간은 프리미엄 이코노미가 없을까요?? 다음에 재구매 의사 12000% 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