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이 드디어 대단원의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무서운 흥행세로 화제를 모았던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답답한 전개와 억지 설정 등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회에선 꽉 막힌 해피앤딩으로 대미를 장식하였습니다. 물론 결말에 대한 시청자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긴 한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눈물의 여왕> 16회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1. <눈물의 여왕> 16회 요약
16회 내용은 아무래도 최종화이다보니, 크게 '백홍커플의 러브스토리와 모슬희의 인과응보'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이제부터 나올 억지 설정들은 드라마적 허용으로 흐린 눈으로 감상하셔야 합니다.
1.1. 홍해인 (일병) 구하기
불사조같은 백현우는 교통사고로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에서도 치료대신 해인을 구하러 갑니다. 해인은 윤은성에 의해 극초반에 나왔던 멧돼지 사냥터가 있는 별장에 감금되어 있는 상태였죠. 백현우는 모슬희 쪽에 일부러 해인의 납치 소식을 흘려 그녀로 하여금 해인의 위치를 찾아냅니다.
역시 모슬희는 아들 윤은성이 있는 별장으로 내려와 해인에 발목잡힌 아들을 질책하고, 그런 대치상황 속에서 25년 전 보트사고의 진실을 언급합니다. 과연 보트사고 시점에 윤은성도 함께 그 공간에 있었는데, 진실은 모슬희의 단독범행이었네요. 윤은성은 그저 엄마가 보고 싶어 몰래 내려온 가엾은 아이.. 하지만, 엄마의 큰 그림을 위해 진실을 알고도 비밀을 지켜주었죠. 그리고 모든 사실을 옅듣고 있던 해인은 발각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현우는 해인을 찾아내 구출에 성공하고, 비뚤어진 사랑에 망가진 윤은성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채로 집착의 끝판왕을 선보입니다. 살아서 해인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면 죽여서라도 옆에 두겠다며 해인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무려 경찰특공대와 대치한 상황에서 방아쇠를 당겨버립니다. 우리의 슈퍼히어로 백현우는 그런 총알까지 온몸으로 방어에 성공하여 해인을 구해내고, 형행범 윤은성은 그자리에서 사살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드라마가 너무 산으로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저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분명 시작은 로맨스코미디였는데, 갑자기 서스펜스를 선보이더니.. 결국엔 액션스릴러로 마무리되는... 하....
하지만 극 설정상 사이코패스 윤은성이 살아 법의 심판을 받았다 한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감옥을 나와 평생 이들을 괴롭혔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기 충분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서 이쯤에서 사이코패스를 깔끔하게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거라 생각은 드네요. anyway...
아들의 사망 사실도 모른 채 윤은성이 빼돌린 비자금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모슬희. 드디어 달러 뭉치를 찾아내고 회심의 미소를 짓지만, 곧이어 아들의 사망소식이라는 비극적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한 편, 천하태평 퀸즈가에서는 노동력이 현저히 감소한 해인의 엄마가 불면증으로 과거 앨범을 들춰보며 추억놀이 중이었습니다. 그다지 놀랍지도 않게, 과거 사진 속에서 해인을 구한 생명의 은인이 어린 현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영안실에서 아들의 죽음을 목도한 모슬희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아들 재산 상속 및 대표이사 취입을 종용합니다. 같은 편 변호사도 진절머리 날 듯...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는 현우지만, 이상하게 시청자들은 긴장감이 하나도 없네요. 어차피 살아날 걸 알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좀 심각하긴 했어요. 이미 총상을 입기 전 교통사고로 여기저기 많이 다쳐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잠시 심정지도 오고, 의식이 깨어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지요.
하지만 슈퍼 히어로는 이렇게 오래 누워있을 수 없어요. 이제 남은 한 명의 빌런, 모슬희를 처단해야 하기 때문이죠. 한 달의 시간을 줄 테니 빨리 회복하세요. 그 사이 홍해인과 꽁냥꽁냥 여우짓도 하시고요..
1.2. 퀸즈가의 역습
홍만대 회장의 사망으로 퀸즈 장남 홍범석은 다시 돌아오고, 퀸즈 삼 남매는 모슬희에게 반격을 준비합니다. 물론 그 사이 초인급 회복력을 선보인 백현우의 도움으로요. 양심의 가책을 느낀 천다혜는 그레이스를 설득하여 모슬희의 사주 전말을 증언하기 위해 증인석에 섭니다. 이 지점에서 또 답답한 상황. 그녀의 주장은 말 그대로 주장일 뿐 어떠한 증거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아니 목숨줄로 챙겨놨던 USB는 국 끓여 먹을 심산?? 암튼, 그녀의 큰 용단은 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자수만 하게 된 꼴로 마무리되고, 그날 별장에서 모자간 대회를 엿들은 홍해인이 다시 한번 증인으로 나서 모슬희의 계략을 공개합니다.
1.3. 그레이스의 대활약
이번 회차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그레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었던 이중 스파이 그레이스는 그동안 남모르게 착실히 본인의 역할을 200% 충실히 해내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15회 중간에 나왔던 홍해인의 mp3. 일전에 해인이 독일로 출국한 직후, 윤은성이 현우와 관련된 모든 물건을 정리하라고 지시한 장면이 나왔는데, 기억을 잃은 해인이 너무나 생뚱맞게 과거 현우의 방 책상 위에서 너무나 어색하게 올려져 있던 mp3를 발견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거 가지고 저 역시 디테일이 떨어지네 어쩌네 하면서 한바탕 욕을 한 기억이 있는데, 현우의 지시를 받은 양기의 지시로 그레이스에게 mp3가 전달되었고 그걸 그레이스가 해인이 잘 볼 수 있도록 일부러 현우 방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았던 거더라고요. 작가님.. 요런 깨알 디테일은 인정!
두 번째, 독일로부터 온 수첩이 너무나 쉽게 해인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약간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것 역시 그레이스가 충실히 역할을 수행해서 일부러 윤은성에게 가지 못하도록 빼돌린 거였네요.
마지막으로, 모슬희 계략 전부가 담겨있던 있던 윤은성의 CCTV 파일자료. 이 또한 현우의 지시를 받고 그레이스가 복사본과 바꿔치기를 해놓아 결정적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4. 모슬희의 최후
법정에서 빼박 증거영상이 송출된 이후 모슬희는 그대로 감옥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극성을 떨다 매를 버는 모슬희네요. 아마 평생 그 안에서 고통받으며 살겠죠.
1.5. 꽉 막힌 해피앤딩
박지은 작가님의 전작에서도 느낄 수 있듯, 이번 드라마 역시 누구 하나 빠져나가지 못하는 꽉 막힌 해피앤딩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범자고모는 영송과 달팽이 사랑을 이어나가고, 자수한 다혜는 해바라기 수철의 옥바라지로 출소 후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합니다. 친화력천재 그레이스도 같은 날 출소하는데, 그간 지은 죄는 괘씸하지만 해인엄마의 포용으로 그레이스도 함께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되네요. 그저 행복한 그레이스..^^ 우리 백홍커플은 알콩달콩 잘 살면서 딸하나 낳고 주기적으로 독일 방문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여기까지 모두 좋았잖아요. 이 정도면 충분했는데.. 작가님이 드라마에 인생을 갈아 넣고 싶으셨나 봐요. 무려 주인공 '호상앤딩'이라는 신박한 새 장르를 선보이시는 무리수를 선보이셨네요. 해인은 왜 때문에 고국이 아닌 독일에 안치되었나요? 해인이 수술 전 미래를 목도한 잠시 잠깐의 상황을 너무 억지로 끌고 가신 게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 결말이었습니다. 차라리 이런 빌드업보다 현우의 남편셀프소개 영상을 해인이 확인할 수 있는 로맨스를 더 끼워 넣어 주셨으면 어땠을까.. 저는 이래저래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2. <눈물의 여왕> 16회 시청률
그간 <눈물의 여왕>은 초반 몰아치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이 입소문을 타고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지난주에는 21.6%라는 기록으로 역대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사랑의 불시착>의 21.7% 기록에 불과 0.1% 차이밖에 나지 않았었는데, 막판 고구마 전개로 시청률 1위 자리를 갈아치울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마지막 회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폭발하며 시청률이 무려 24.8%라는 역대급 기록을 새웠습니다. 이로써 그간 1위 자리에 올랐던 <사랑의 불시착>을 가볍게 제치고, 새로운 왕좌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3. <눈물의 여왕> 스페셜 방송 정보
그간 화제를 모아 온 드라마 <눈물의 여왕>은 어제자로 마무리되었지만, 이번 주 토, 일 2회에 걸쳐 스페셜 방송이 편성되어 아직 <눈물의 여왕>을 떠나보내기 힘든 시청자들에게 추억의 시간을 마련합니다. 스페셜 방송에서는 아마도 드라마 명장면 다시 보기,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더해 '배우 무물TIME'이라는 코너를 선보여 배우들이 직접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시간이 보여질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 주 <눈물의 여왕 스페셜> 방송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