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3급 부정교합(반대교합), 즉 흔히 말하는 주걱턱이었습니다. 정도로 치자면 심한 편은 아니어서 평상시에는 육안으로 심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음식을 씹을 때 같이 어금니를 맞물릴 때는 어김없이 아래턱이 앞으로 나와야 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치아는 제 콤플렉스로 자리 잡았고, 특히 낯선 사람들과의 식사 자리를 점점 피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10~20대 때는 교정 상담을 받으러 갈 때마다 양악수술 밖에 답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겁이 많아 양악수술은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렇게 30대가 되었습니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키우면서 예전만큼 외모에 신경쓰며 살지는 않게 되었는데, 그래도 이 치아는 저에게 항상 콤플렉스였습니다.
30대에도 교정 상담을 포기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답변은 양악수술이었습니다. 여전히 수술은 엄두가 안나고 그렇게 40대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저의 아이가 소아 치아교정을 할 나이가 되었고, 아이의 상담을 위해 방문한 치과에서 우연히 인비절라인 브로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교정기가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생각은 했지만, 당연히 치열 정도만 교정하는 보조적인 교정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저 같은 주걱턱도 교정이 된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또 스멀스멀 어떤 희망이 올라와 집에 와서 바로 검색에 들어갔고, 여러 후기들을 찾았지만 저처럼 나이도 많고 3급 부정교합 사례는 그때 당시는 못 찾겠더라고요. 검색을 하다 보니 인비절라인 취급 병원도 여러 군데가 있고 효과에 대해서도 말이 많아서 일단은 몇 군데 병원에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생각해 보니 상담비도 수십만 원이 깨졌네요.. 흑!)
인비절라인 교정을 하는 치과에서도 "이건 된다, 안된다, 양악수술이 더 결과가 좋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고, 저는 또 그렇게 희망이 사그라들며 현실을 받아들이려 했습니다. 그러던 중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너무나 시원하게 "인비절라인으로 수술 없이 비발치로 교정 가능!" 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늦은 나이가 고민이 되었지만, 제 평생의 숙원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교정 전 제 치아 상태입니다. 평상시에는 앞니끼리 맞물리는 정도여서 눈에 띄지는 않는 편이었지만, 어금니를 맞물리면 사진처럼 아래턱이 앞으로 나오는 상태였습니다. 식사 때는 어쩔 수 없이 음식을 씹어야 하니 주걱턱이 더 심하게 도드라졌습니다.
인비절라인을 하게 되면 좋은 점이 첫 번째, 3D 스캔을 통해 교정 전후의 치아 상태를 눈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한 계획이기 때문에 실제 교정이 예측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교정을 시작하기 전에 완료 시점의 치아 상태를 확인한다는 것은 치료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물론 아직은 컴퓨터 이미지뿐이지만, 평생의 콤플렉스였던 치아가 저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약간 뭉클해지는 느낌도 생기더군요.
인비절라인은 미국에 본사와 제작소가 있기 때문에 제 스캔본을 미국에 보내 맞춤제작한 교정기가 다시 한국에 올 때까지 4~6주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복잡한 치료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름 큰 비용(?)을 지불한 후 한 달여간의 시간 동안은 대기 상태로 지냈습니다. 그 사이 최후의 만찬마냥 먹고 싶은 것을 마구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
약속한 시간이 되어 교정기를 찾으러 다시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진료를 본 후 몇 주 치의 교정기와 케이스, 그 외 자잘한 액세서리 등을 챙겨주십니다. 저는 교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필요한 편이라 총 72개의 교정기 모델을 일주일 주기로 교체하여 착용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교정기는 상자 안에 개별포장되어 매주 새것으로 교체하게 되어 있습니다. 교정기마다 고유번호가 적혀 있어 잘못 착용하는 일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2022.10.31. (교정 직후)
두구두구...
드디어 인비절라인 1번 모델과 첫 대면입니다. 쿠궁!
인비절라인의 두 번째 장점은 바로 교정 장치가 투명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보철기라고 말하는 치아 교정장치가 육안으로 잘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 교정을 하다 보니 남의 이목도 신경이 쓰이게 되는데, 이 점은 상당히 큰 메리트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교정기를 착용하기 전 원하는 방향으로 치아를 이동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어태치먼트를 레진으로 치아에 붙여줍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에는 고무줄을 이용하여 치아 이동을 시켜야 해서 양쪽 어금니에 나사를 붙이고 고무줄로 위아래 치아를 서로 연결해야 했습니다.
교정기 착용도 낯설 뿐만 아니라 고무줄까지 끼우니, 교정기 착용의 첫 느낌은 상당히 갑갑했습니다. 마치 개가 입마개를 하는 게 이런 기분일까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통증은 생각보다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인비절라인의 세 번째 장점은 바로 통증입니다. 보철 교정의 경우 보통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내원하여 의사 선생님의 치아이동을 시킬 만큼 보철기 줄을 당기기 때문에 치료 직후부터 1~2일은 상당한 치통을 느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인비절라인은 보통 7 ~ 10일 간격으로 미리 제작된 새 교정기로 본인이 직접 교체하기 때문에 통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철기 교정에 비하면 훨씬 견딜만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착용하는 동안의 통증은 거의 느끼지 못했으나, 교정기를 뺄 때 오히려 이가 뽑히는 듯한 통증에 당황한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그마저도 익숙해져서 잘 끼고 뺍니다. ;)
2022.11.08. (교정 일주일 차)
교정기를 착용하고 고무줄로 연결하면 그래도 아래턱이 살짝 들어가는 기분이 들지만, 지금 보니 확실히 아래턱이 윗턱보다 큰 게 보이네요. 평상시에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사진으로 치아만 확대해서 보니 위턱이 많이 돌아간 듯 보입니다. 코 중심에서 윗니 중앙이 오른쪽으로 상당히 쏠린 게 보입니다.
2023.02.22. (4개월 차)
인비절라인은 교정기를 탈착하며 교정 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정말로 중요합니다. 식사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교정기를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데 착용시간이 길면 길수로 치료 효과는 좋아집니다. 하루 22시간 이상 착용하는 것이 권장되고 못해도 최소 20시간 이상은 착용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네요. 막상 착용하다 보니 생각보다 밥 먹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하루 22시간 달성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20시간은 꼭 넘기도록 신경 써서 착용해주고 있습니다.
근데 막상 교정기를 빼는 순간 그 해방감은... 그래도 사라질 나의 콤플렉스를 위하여 열심히 노력해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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